[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바깥을 다녀오면 / 김주완
바깥을 다녀오면
자폐증自閉症을 앓는다.
생나무 말목
가슴에 쿵쿵 울타리 치고
숨어 살았으면 싶어진다.
누가 와서 불러도
그냥
귀 막고 엎드려
안에서만 살고 싶어진다.
사람이 끓는 도심을 다녀오면
관광지나 예식장 같은
그런 데를 다녀오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가는 소리로는 맞지 않는 바깥,
나가면 말이 막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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