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요가 교실 8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8 / 김주완 산에는 여우 승냥이 멧돼지가 함께 산다 더러 사슴도 살고 있다 필요한 만큼의 영역을 나누어서 산다 같은 산에 살기에 그들은 친구다 그러나 서로 다르기에 똑 같이 살지는 않는다 살아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하는 짓거리에 속이 뒤집혀도 주는 것 없이 밉상스럽더..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
[시] 요가 교실 7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7 / 김주완 거기 언어가 있었고 시詩가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거나 또는 고개를 숙이면서 가장 맑은 미소로 꽃잎은 피었다 여리디 여린 코스모스 꽃대가 허리를 편 채 직립하고 있었다, 한 마리 학鶴이 되어가고 있었다 뇌경색에서 풀려난 언어가 장수하늘소처럼 혹은 시골처녀나비처럼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
[시] 요가 교실 6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6 / 김주완 하늘을 밀어 올린다 이만큼 넓어졌다 땅을 지그시 누른다 저만큼 깊어지고 있다 가슴을 한껏 부풀린다 빈자리가 많아진다 구부렸다가 기울이고 비틀었다가 푼다 나무가 자라고 꽃이 핀다 몸짓이 열리고 마음이 열린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뜬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들 무채..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
[시] 요가 교실 5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5 / 김주완 ― 명상 눈을 감으면, 푸른 바람에 몸을 씻는 갈잎 소리 서걱거리고 덤불 아래 요란한 굴뚝새 소리가 들린다 계곡의 여울물 근처에서는 버들치 꼬리가 물살 치는 소리 철벙인다 숨결을 고르면, 산골짜기 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 소리 들린다 비단사슴벌레 날개짓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
[시] 요가 교실 4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4 / 김주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숨을 멈춘다 몸속 구석구석 물같이 녹아들 시간을 준다 정처 없이 떠도는 기운들을 불러들여 내 속에 거처를 만들어 주고 몸 섞은 하나가 되기 위하여 아랫배에 힘을 주어 숨을 멈춘다 작은 우주 안에 들어온 큰 우주 멈춘 만큼 커져서 넓어진다 합일..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
[시] 요가 교실 3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3 / 김주완 요가 교실엔 사시사철 꽃이 핀다 들숨을 멈추고 뿌리 끝에서부터 맑은 물 뽑아 올려 몸 한번 비틀었다가 펴면 꽃이 된다 구부리고 기울였다가 팔 한번 바짝 뻗으면 키가 자란다 줄기는 직립하여 공중으로 커 나가고 뿌리는 도립하여 땅 속으로 파고든다 그 사이에 꽃나무 둥..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
[시] 요가 교실 2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2 / 김주완 뻗고 비틀고 젖혀서 치약 짜듯 빨아 낸다 겨울비 내리는 설렁한 냉기와 필요보다 더 많은 것을 탐하는 욕심과 식용유 끓듯 펄펄 튀는 증오를 연기처럼 손끝 발끝으로 내보낸다 구부리고 기울여서 가슴을 폈다 닫으면서 지고 온 선입견의 뿌리를 캐낸다 굳어져 고정된 안구근..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
[시] 요가 교실 1 / 김주완 [2008.01.25.] [시] 요가 교실 1 / 김주완 끊어지지 않을 만큼만 당기세요 터지지 않을 만큼만 비틀어요 부러지지 않을 만큼만 구부려요 쓰러지지 않을 만큼만 기울여요 아랫배를 부풀려 숨을 잔뜩 들이키세요 한참을 그대로 멈추어 보아요 내품듯 숨을 길게 내쉬어 보아요 가슴을 열었다가 닫는 거예요 허리를 펴 나..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