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요가 교실 3 / 김주완 [2008.01.25.]

김주완 2008. 1. 25. 16:50


[시]


요가 교실 3 / 김주완


요가 교실엔 사시사철 꽃이 핀다 들숨을 멈추고 뿌리 끝에서부터 맑은 물 뽑아 올려 몸 한번 비틀었다가 펴면 꽃이 된다 구부리고 기울였다가 팔 한번 바짝 뻗으면 키가 자란다 줄기는 직립하여 공중으로 커 나가고 뿌리는 도립하여 땅 속으로 파고든다 그 사이에 꽃나무 둥치가 결가부좌 틀고 앉아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 짓는다 꽃의 다소곳한 좌법坐法이다 바람이 와서 흔들어도 금세 제 자리로 돌아간다 길게 숨 내쉬며 먼 곳을 바라본다 꽃은 편안하다 꽃이 꽃에서 빠져 나온다 거북 껍질 같은 고정관념을 내다 버린다 꽃잎 하나하나 연못에 던져 넣는다 꽃과 우주가 하나로 합쳐진다

 

                                                                                              <2008.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