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귀한 눈발이 내리는 저녁엔 / 김주완 [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이리 귀한 눈발이 내리는 저녁엔 / 김주완 웬일이냐, 분지 대구의 겨울 저녁 이리 귀한 눈발이 하늘 가득 내리다니, 웬일이냐 오늘은 파이프 가득 담배를 재워 물고 한적한 레스토랑의 창가에 앉아 아득히 색 바랜 날들을 홀로 찾아내어 바라보고 싶다니, 사라져..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3시집 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2011.03.14
[스크랩] 눈 오는 밤 8 눈 오는 밤 8 초와 / 김주완 하늘 가득 눈 오는 밤이면 밤을 새워 눈길을 걷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보드득보드득 신발 끝에 눈 밟는 소리를 달고 몸에서 푸른 향기가 나는 지상에서 가장 맑고 예쁜 소녀와 함께 먼 벌판 끝으로 하염없이 가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검정 큰 우산을 소녀 쪽으로 기울여 주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눈 오는 밤 7 눈 오는 밤 7 / 김주완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포옹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밖에서는, 깜깜한 하늘에서 내리는 희고 부드러운 몸짓이 눈부시지 않은 채 은은하게 어둠을 밀어내면서 어둠 속에 안기고 있다 어둠은 눈빛을 받아 어둠에서 벗어나고 눈빛은 어둠에 안겨 밝음을 빨아낸다 빛과 어둠이 서..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눈 오는 밤 6 눈 오는 밤 6 초와 / 김주완 어느 별에서 오는 것인가 어둠 속으로 황홀하게 다가오는 저 무수한 신호 사월 사근사근한 밤하늘에서 가슴 설레게 쏟아지는 벚꽃 같다 오래 전에 떠난 여인 얼어붙은 들판 끝에서 기척도 없이 돌아오는 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눈 오는 밤 5 눈 오는 밤 5 초와 / 김주완 눈이 어둠 속에서 지나간 시간을 지우고 어둠도 지우는 동안 나는 컴퓨터를 켜 놓고 메일함을 청소하고 파일들을 삭제했다 기억 구석에 남아있는 오래 된 증거들을 인멸했다 가장 낮은 곳으로 숨어 든 것들까지 매몰하는 용서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눈 오는 밤 4 눈 오는 밤 4 / 김주완 눈은 가로등 아래로만 엇비슷이 내리고 차도와 인도의 경계를 지우면서 내리는데 저만치 눈길을 걸어가는 남녀 하나의 능선이 되어 눈 덮인 어깨가 출렁이는데 눈 오는 밤의 거리를 내다보는 나는 지금 왜 슬퍼지는 것인가 다가오는 앞모습이 아니라 아련하게 멀어지는 뒤태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눈 오는 밤 3 . . 눈 오는 밤 3 초와 / 김주완 어둠 속에서 목화솜 피워, 손마디에 못이 박히도록 목화솜 피우고 다져 보송보송 무명이불 소리 없이 넓디넓게 펼쳐 놓을 것이니, 밝은 날 당신 오셔서 처음으로 밟으소서 깊이 발 내리묻어 언 몸 녹이시고 세상 덥히는 춤사위로 나는 듯이 드오소서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눈 오는 밤 2 눈 오는 밤 2 / 김주완 봉놋방 투전판에서 날밤 새우던 음력 섣달그믐께, 밖에는 눈이 오는데 안에선 판돈이 자꾸 불어났다 평생을 쫀 섰다인데 한 판만 한 판만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잠시 소피보러 나갔더니 함박눈 내리는 뿌연 들판이 흰떡 시루처럼 김을 내고 있었다 갑자기 승기勝氣가 엄습했다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눈 오는 밤 1 눈 오는 밤 1 초와 김주완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뀔 것이다 산도 들도 세상도 잠든 사이 지상의 모든 것, 한 색깔로 변할 것이다 바라고 바라던 새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가진 자도 못 가진 자도 진한 것도 여린 것도, 모두 자취를 감출 것이다 천지에 회색빛은 사라지고 새하얗게 밝고 밝은 일색으로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시] 눈 오는 밤 8 / 김주완 [2007.11.30.] [시] 눈 오는 밤 8 / 김주완 하늘 가득 눈 오는 밤이면 밤을 새워 눈길을 걷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보드득보드득 신발 끝에 눈 밟는 소리를 달고 몸에서 푸른 향기가 나는 지상에서 가장 맑고 예쁜 소녀와 함께 먼 벌판 끝으로 하염없이 가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검정 큰 우산을 소녀 쪽으로 기울여 주면..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