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2시집 어머니[1988] 27

끝머리 2 ㅡ 저문 산길에서 / 김주완

[제2시집『어머니』(1988)] 끝머리 2 / 김주완 ㅡ 저문 산길에서 저문 산길에서 내 속에 잠든 어머니를 찾아 검은 밤나무 숲을 헤쳐 밖으로 오르면 산은 기척이 없고 억새풀만 어늘거리네. 어머니의 하얀 머리칼이 어둠에 잠기지 않고 온산에 나부끼고 있네. 대문 밖에 기다리던 어머니의 얼굴이 키 큰 허..

처음이며 끝인 어머니 / 김주완

[제2시집『어머니』(1988)] 처음이며 끝인 어머니 / 김주완 1 탯줄의 다디단 영양을 빨며 고물고물한 생명이 되어가던 때 처음으로 내가 한 발길질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추운 세상바람에 언뜻언뜻 연한 살갗을 맡긴 채 파고들던 품속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 유쾌했을 따뜻함이 아무래도 생각나지 않..

내 곁의 어머니 / 김주완

[제2시집『어머니』(1988)] 내 곁의 어머니 / 김주완 밤엔 어머니가 찾아온다. 자거라 자거라, 잠 재워야 잠들지 않을 수 있는 이치를 알거라, 지고 가는 육신의 무게가 무거운 게 아니라, 덕지덕지 얹힌 먼지가 그리도 무거운 것임을 너는 알거라, 진리는 단순하거늘, 살아가는 이치는 더욱 단순하거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