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신발 3 / 김주완
출입할 일이 있으면 하루 전에 어머니는 하얀 코고무신을 씻었다, 짚수세미에 검정 비누 거품을 내어 신바닥까지 보얗게 씻어 대청마루 구석에 세워 두었다, 밤새 물기가 빠지고 뽀송뽀송해진 하얀 코고무신, 테두리를 돌아 코끝까지 이어진 연하늘색 선이 그리 미끈하고 고울 수가 없었다, 그 신발 신고 어머니 신작로로 나서면 혼자 남은 나는 가슴 한 구석이 찌릿했다, 어머니 이승 떠날 때 그 신발 함께 넣어 보내고 수십 년, 아직도 한 번씩 가슴 찌릿하다, 연하늘색 테두리 돌린 하얀 코고무신 떠오를 때면,
<20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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