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구름꽃』(1986)]
겨울새 / 김주완
남지 모랫벌,
낙동강 가에
새들
모여든다.
알 수 없는 이름의 수많은
새들이 돌개바람
속으로 왕모래를 맞으며
비상착륙을 시도한다.
지상地上의 모든 물이 얼어붙고
모든 먹이가 동결한
지금
언 부리로 강얼음이라도 쪼으며
다독여야 하는 아득한 허기.
살아남는 자만이 이긴 자가 되는
계절의 냉랭한 질서 아래
결빙의 내장이 굳어 가는
새들,
모래 덮인 떼서리의 함성이
빈 들판 가운데
동사凍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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