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학세계』(명작가선 - 2008년 한국을 빛낸 문인들) 수록>
물안개 / 김주완
눈 뜬 채 밤새우지 않았다면
저럴 리 없다
굵고 미끄러운 몸 퍼질러 누운 채
가쁜 숨 자욱이 몰아쉬는 걸 보면,
남은 미련들이 떠나지 못하고
뭉글뭉글 바닥으로 맴도는 걸 보면
강물은 밤새 뒤척이며 외로웠던 것이다
어둠 속으로도 오지 못하는 사람 하나
내내 기다리며 울었을까
빈속으로 메스껍게 울렁거리는
설움덩이를
꾸역꾸역 아침까지 토했을까
안개 속에 도사린 불륜의 기억
아득한 슬픔으로 피어나고 있다
<2008.09.26.>
'시 · 시 해설 > 근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거울 1 / 김주완 [2008.10.10.] (0) | 2008.10.10 |
---|---|
[시] 가을볕 / 김주완 [2008.09.26.] (0) | 2008.09.26 |
[시] 코스모스 2 / 김주완 [2008.09.19.] (0) | 2008.09.19 |
[시] 코스모스 1 / 김주완 [2008.09.19.] (0) | 2008.09.19 |
[시] 수제비 / 김주완 [2008.08.29.] (0) | 2008.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