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수제비 / 김주완 [2008.08.29.]

김주완 2008. 8. 29. 20:31


[시]


<2008.12. 『낙동문학』 수록>


수제비 / 김주완


물 묻힌 어머니의 손끝에 매달린 밀가루 반죽은 못내 하나하나 떨어지고 있었다 퐁 퐁 소리 내며 입수한 수제비는 얇게 썰어 넣은 감자채에 부딪치면서 남루한 양은솥 안을 아래위로 맴돌고 있었다 아궁이로 연신 밀어 넣는 보릿짚은 딱총소리를 내면서 화르륵화르륵 타올랐고 설설 끓는 국물은 기세도 사납게 소용돌이쳤다


역한 밀가루 냄새에 물린 나는 어머니 광목 치마빛의 물수제비가 되어 낯선 도시에서 도시로 튕기며 떠돌았다 입수하고 싶은 그 곳, 어릿한 고향마을 동구 밖에 보릿짚 연기처럼 깔리고 싶었다 아득하게 드러눕고 싶은 입안으로 감도는 익은 감자채 미끌한 맛, 그리웠다

 

                                                                                               <2008.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