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거울 1 / 김주완 [2008.10.10.]

김주완 2008. 10. 10. 22:57


[시]


     거울 1 / 김주완

 

 

한 사람이 내 속으로 들어왔다

조금 있다가 떠나갔다


또 한 사람이 내 속으로 들어왔다

역시 잠시 후에 떠나갔다


다음 사람, 다음 사람들이

한결같이 그렇게

그네들 마음대로 들어왔다가

예고 없이 떠나갔다


내 속에서

번쩍이는 광채를 얻어

가장 아름다워졌을 때

한번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들은 떠나갔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여닫을 수 있는 출입문 같은 게

잠글 수 있는 자물쇠 같은 게

처음부터 내게는 없었던 것이다

 

                           <200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