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을 기다리며 6 / 김주완
겨울이 깊을수록 봄은 간절했다
춥고 어두운 밤은 길었다
강은 죽은 듯이 엎드려 있었다
수양버들은
고개를 숙이고 바람 앞에 머리채를 내놓았다
벌레들은 땅이나 나무껍질 속으로 들어가
꼼짝도 않으면서 남은 날을 세었다
멧돼지와 노루 같은 짐승은 먹을 것이 없어
마을까지 내려와 피해를 입혔다
강의 고기와 나무들, 벌레들 중의 일부는
얼어 죽기도 했다
길고 깜깜한 터널을 빠져나온 것들만이
봄의 아지랑이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기다림이 끝나는 지점은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냥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다
<200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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