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시] 기도 9 / 김주완 [2007.11.09.]

김주완 2007. 11. 9. 11:07


[시]


     기도 9 / 김주완


뒤돌아보지 않으며

빈 골목을 빠져 나가는 바람처럼

바람에 실려 굴러가는 낙엽처럼

가을 저녁에 홀연히 떠난 사람이

휴지처럼 버리고 간 날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기도 안에서 버려져

부서진 날들이라도 남아주기를

바라는 기도,

떠난 자를 위하여

남은 자가 할 수 있는 일

그것뿐입니다

 

                            <2007.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