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화浪花 / 김주완
눈 코 멀게 하여 그대 부르는 일, 날 위해서가 아니네
구름처럼 온몸 부풀려 선연한 빛깔 내뿌리는 것은, 멀고 먼 그대 발끝
사뿐사뿐 비껴 밟는 발다듬이 못내 그리운 몸부림이거니
실과實果 내지 못하더라도 가련타 하지 마시라
몸을 던져 부서지는 파도의 물거품처럼, 스스로
가에 자리하여 가에만 머물며 나 오래오래 잦아들며 가느니
겨울 눈밭에서도 지지 못하는 내 몸, 자정慈情의 허망이더라도
헛꽃은 생生이며 부활이거니, 날마다 기웃거리는 봄
내 속의 여린 것들 씨 맺을 때, 고이고이
그 얼굴 보면서 나 또한 세월같이 여무는 것이라
서럽지 않겠네, 바람결에 내 이름 찢기어 흩날려도
<20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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