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낭화 / 김주완 [2007.08.24.]

김주완 2007. 8. 24. 17:01


[시]


                        낭화浪花김주완


 눈 코 멀게 하여 그대 부르는 일, 날 위해서가 아니네

 구름처럼 온몸 부풀려 선연한 빛깔 내뿌리는 것은, 멀고 먼 그대 발끝

 사뿐사뿐 비껴 밟는 발다듬이 못내 그리운 몸부림이거니

 실과實果 내지 못하더라도 가련타 하지 마시라

 몸을 던져 부서지는 파도의 물거품처럼, 스스로

 가에 자리하여 가에만 머물며 나 오래오래 잦아들며 가느니

 겨울 눈밭에서도 지지 못하는 내 몸, 자정慈情의 허망이더라도

 헛꽃은 생이며 부활이거니, 날마다 기웃거리는 봄

 내 속의 여린 것들 씨 맺을 때, 고이고이

 그 얼굴 보면서 나 또한 세월같이 여무는 것이라

 서럽지 않겠네, 바람결에 내 이름 찢기어 흩날려도

 

                                                                                            <2007.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