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지 3 / 김주완
바람은 가지 끝으로 먼저 온다
기척도 없이 다가와
깊이 잠든 수심愁心을 부드럽게 흔들어
깨운다
가는 가지에서 굵은 가지로
파문처럼 번져가는 각성, 파르르
살아난다
차츰 근간根幹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높은 파도가 나무를 덥친다
땅이 기우뚱거린다
비단 찢어지는 듯한 울음소리가
허공을 떠다닌다
겨우내
흐느끼며 우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가지이다,
비죽비죽 내민 나무의 촉수들
기댈 데 없는 세상 속으로
맨손 내놓고 떨고 있다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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