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총 2 / 김주완
한국전쟁 직후 변변한 장난감도 컴퓨터 게임도 없던 그때, 세 살 손위의 누나와 나는 실뜨기나 비석치기를 하다가 사금파리 그릇에 풀잎을 따다 놓고 소꿉장난을 하였다. 그것들이 싫증날 때쯤이면 눈이 아프도록 눈싸움을 하였다. 맑고 초롱초롱한 누나의 눈길이 하도 부셔서 나는 번번이 눈길을 돌리고 게임에서 졌다. 누나의 눈에서 직선으로 쏟아져 나오던 투명하고 날카로운 시선은 지금으로 치면 레이저광선쯤 되었는지 몰라, 아니면 깜깜한 밤하늘을 가르는 별똥별 같기도 했어, 나 보다는 열 배 백 배 영악하던 누나의 눈총
<20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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