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덕담 1 / 김주완 [2011.02.11.]

김주완 2011. 2. 11. 16:34

 

        [시]

 

      덕담 1 / 김주완


공초 오상순 시인은 사람을 만났을 때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라는

환대의 축언을 했다고 한다.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죽지 않고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반갑고 고맙고 기뻤을 것이다.


구상 시인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집은 평안하신가?”라고

상대방뿐만 아니라 가족들 안부까지

두루두루 한꺼번에 물었다.

가족의 평안이 곧 나의 평안임을 아는

이웃사랑의 뜻을 깨친 성자의 배려였을 것이다.


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라고

평범하게 묻는다.

먹고 먹히는 초고속 경쟁 시대에

사기 당하지 않고 돌지 않고 낙오되지 않고

잘 지내기가 매 순간 쉽지 않은 나날이라

그 정도를 안부라고 생각는지도 모른다.


어떤 덕담이든

금수가 아닌 사람의 일,

인사인 것은 분명한데

 

                                                           <2011.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