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덕담 1 / 김주완
공초 오상순 시인은 사람을 만났을 때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라는
환대의 축언을 했다고 한다.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죽지 않고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반갑고 고맙고 기뻤을 것이다.
구상 시인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집은 평안하신가?”라고
상대방뿐만 아니라 가족들 안부까지
두루두루 한꺼번에 물었다.
가족의 평안이 곧 나의 평안임을 아는
이웃사랑의 뜻을 깨친 성자의 배려였을 것이다.
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라고
평범하게 묻는다.
먹고 먹히는 초고속 경쟁 시대에
사기 당하지 않고 돌지 않고 낙오되지 않고
잘 지내기가 매 순간 쉽지 않은 나날이라
그 정도를 안부라고 생각는지도 모른다.
어떤 덕담이든
금수가 아닌 사람의 일,
인사인 것은 분명한데
<201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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