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구문학』1999-겨울호 수록>
칼날
김주완
살을 찾아서
살 속으로 파고 든다.
깎여나간 살이
거기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그래도 찾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만히 보면
깎여나갈 때의 신음소리가
지금은, 푸른 눈빛의
살기로 침묵하며 불탄다.
표현력, 이것은 현재의 표상이다.
상상력, 이것은 과거의 표상이다.
예견력, 이것은 미래의 표상이다.
칸트의 강의록에 나타나는
이것들은
자유의 변방에서 거주하는 힘이다.
나의 침묵이 깊을수록
너의 통증은
감각 밖으로 멀리 있을 것이다.
그것이 너의
운이며 복임이 분명하다.
<199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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