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오래 묻어둔 소중한 것이 있거던 / 김주완 [1997.11.29]

김주완 2001. 8. 18. 23:09

 

 

[시]


   『자연시』동인지 제10집(1997.11.29.) 발표



      오래 묻어둔 소중한 것이 있거던

    

                                                                        김주완


깊이 남 모르는 곳에

오래 묻어둔 소중한 것이 있거던

결코 꺼내려 하지 말아라

자주자주 미진한 그리움이 있거던

부질없음으로 그냥 두어라

빛 속에

바람 속에

나설 힘이 그것에게는 없다

그것의 시간대에서만

온전히 그것일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그것을

무너지는 먼지로 날려 보내지 않으려거던

그냥 그대로

거기 두어라

홀로 외롭고 서러울 때만

멀리서 남모르게 바라보아라

잠시 잠시 바라만 보아라


                                            <1997.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