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시]
우리가 어제를 보는 것은
― 경산대학교 문화학부 2003 고적답사에 부쳐
김 주 완
우리가 어제를 보는 것은
어제는 어제만이 아니라
오늘이며 내일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의
혈관 속으로 용솟음치는 붉은 피는
지조와 의리를 존중했던
선조들의 숨결과 땀의 결정이
온전히 용해되어 흐르는
강물 같은 영혼의 힘찬 출렁임이다.
역사의 갈피마다
찢겨지고 부서진 조국의 육신을
애절히 애절히 끌어안으며
그래도 눈부신 백의의
민족정신을 지켜온 자들은
지존도 고관도 아닌 백성들이다.
언제나 그래 왔다.
승냥이 같은 포식자는 포식자로
정신의 푯대 세우는 헐벗은 자는 헐벗은 대로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그 정신의 푯대, 창공에 나부끼는 만큼
민주와 자유가 살아나고
비틀거리던 정의가 바로 서며
역사는 조금씩 진전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
우리는 어제를 보면서
오늘과 내일을 배우자.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보고 배우자.
지금
우리가 뿌리는 한 톨, 진리의 씨앗이
천석 만석이 되어
자손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새기면서 나서자,
저 멀고 먼 정의의 가시밭길로…….
<2003.10.01>
'시 · 시 해설 > 기념시(기념시·인물시·축시·조시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0년 아침에 - 2000.01.01. (0) | 2006.01.01 |
---|---|
[축시] 이용원 박사 진주교대 총장 취임 / 김주완 [2004.01.16.] (0) | 2004.01.16 |
[축시] 경북대학교 철학과 50년사 간행 / 김주완 [2002.10.30.] (0) | 2002.10.30 |
[축시] 이용원 경산대학교 총장 퇴임 / 김주완 [2002.06.28.] (0) | 2002.06.28 |
[축시] 백승균 교수 정년퇴임 / 김주완 [2001.08.31.] (0) | 2001.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