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2010.06.02. 칠곡군수 선거

칠곡, 공무원 몸 사리고ㆍ문경, 유권자 등 돌리고[경북일보]

김주완 2010. 5. 14. 13:13

 

칠곡, 공무원 몸 사리고ㆍ문경, 유권자 등 돌리고
선거는 시작 됐는데…분위기 가라앉은 두 지역
기사입력 | 2010-05-14

 

현역 시장 군수가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출마한 곳이 대구·경북지역에서만 8곳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공무원과 관변단체 등이 전임 자치단체장과 공천권을 행사한 국회의원 사이에서 극심한 눈치보기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몸사리기 때문에 선거분위기 마저 착 가라앉는 등 이례적인 선거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칠곡군과 문경시의 분위기를 짚어본다.

-# 칠곡군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을 만나면 6·2 지선에 나선 칠곡군수 후보들에 대한 지지 분위기 파악에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다.

배상도 현 군수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한나라당 공천자도 뚜렷한 지지율 상승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니 선거 판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모든 공무원이 선거에만 목을 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진급을 앞둔 공무원의 경우 향후 인사권을 갖게 되는 당선자가 누구인가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렇다 보니 '공무원은 자신이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내심 다짐해 보지만 외부의 선거 판세에 관심을 끄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하지만 뾰족한 강자가 없는 실정에서 누구를 지지한다고 줄을 서다가는 그 선택이 잘못될 경우 섶을 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꼴이 되다보니 입조심·행동조심은 기본이 되어 버렸다.

즉, 누구를 만나도 내심을 밝히기 보다는 진행되는 상황을 파악하기 급급한 형편인 것.

공무원들이나 관변단체 임직원들은 처지가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관변단체의 경우 예산을 군으로 부터 지원받다보니 누가 수장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A단체는 B후보를 지지 한다더라"는 소문이 나면 우선 부정하기에 급급하다. 내부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할 것을 결의했다고 알려지고 있지만 외부에는 절대 아니다 라는 것이 이들 단체들의 입장이다.

특히, 관내 기업체나 관변단체들은 대부분 후보자들의 선거사무실에 당선을 기원하는 화분을 하나쯤은 보내는 것이 기본이다.

행여 후보자의 눈 밖에 났다가는 당선될 경우 단체가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대다수 공무원들과 관변단체 관계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선거판이 끝나기를 기대하는 심정이다.

특히 이인기 당협위원장과 갈등 관계에 있다고 알려진 무소속 후보들 조차 한나라당에 대한 호의적 언사를 입에 달고 있는 형편이다.

이 와중에 장세호 후보는 지난 7일 김주완 후보의 사퇴와 지지선언을 이끌어내고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배상도 후보를 두고 "큰적을 상대하기 위해 작은 적과의 통합을 시도했다"고 밝혀 관심을 끌기도 했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문경지역은 선거일이 가까워 지면서 오히려 선거열기가 가라앉는 이상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이한성 국회의원과 신현국 문경시장간의 불편한 관계로 인한 공천문제, 신 시장의 검·경찰 조사, 한나라당 문경시장후보 전략공천, 신시장 무소속출마에 이어 영장신청 및 기각 과정을 지켜본 지역민들은 우리 당으로 여겨온 한나라당을 외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공직사회의 경우 현직 시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를 함에따라 선거와 관련한 사안에 대한 함구는 물론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눈치다.

각급 관변단체 및 사회단체들도 선거와 관련한 아무런 움직임이나 소요를 보이지 않고 조용히 선거를 맞고 있다.

이는 종전 치러진 총선과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기 현상으로 '시간이 흐르면 결정된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의 정서가 한쪽으로 쏠림현상을 보이면서 어느 누구도 감히 그 분위기를 깨는 언동을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13, 14일 후보등록이후 차츰 살아나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는 20일부터는 후보들간의 공방전 등 분위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현일 기자ㆍ황진호기자 hjh@kyongbu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