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마라
(시) 김주완/(낭송) 안재란
기다리지 마라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이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올 것은 오고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것은 오지 않는다
슬퍼하지 마라
슬퍼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슬퍼하지 않아도 남을 것은 남고
아무리 슬퍼해도 갈 것은 간다
기다림이 아프지 않을 때 기다려라
오지 않아도 괜찮을 때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기다림이 좋을 때
그때 기다려라
기다림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슬픔은 슬퍼하는 것이 아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꽃처럼
그냥 기다리는 것이 기다림이다
비 오는 날의 염소 새끼처럼
그냥 눈망울만 굴리는 것이 슬픔이다
먼저 간 이들은 모두
홀로 걸어서 언덕을 올라갔다
기다림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기다림을 향해 기다림을 가슴에 안고 걸어갔다
슬픔을 슬퍼한 것이 아니라
슬픔이 부드러워 슬픔을 손에 들고 슬퍼했다
기다리지 마라
슬퍼하지 마라
아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기다리지 마라
슬퍼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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