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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칼럼] 칠곡포럼-‘도(道)’를 찾아 길을 나서다-칠곡포럼 회보-풍경소리 제5호(2019.04.15.발행)

김주완 2019. 5. 31. 08:42


칠곡포럼-‘()를 찾아 길을 나서다

김주완

(칠곡포럼 공동대표)


 

()를 찾아 길을 나선다. 모르는 길은 물어서 간다. 사람에게도 묻고 책에게도 묻고 네비게이션에게도 묻는다. ‘물어, 물어길을 찾아 길을 나선다. 백 리 길이 될지 천 리 길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2019411일부터 시작한 칠곡포럼의 스터디 이야기이다. 스터디위원장인 정용규 박사가 이끄는 공부방 이야기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MG새마을금고 왜관동지점 2층에 칠곡의 지성들이 모인다.

 

교재는 한국국학진훙원 교양총서 18 길을 가며 길을 묻다이다. 저자는 한국현대철학계의 중진학자로서 대구교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장윤수 박사이다. 철학연구100집 기념 별책 부록에 회고의 글을 쓰면서 나는 장윤수 교수의 이야기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

 

장윤수 교수를 그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작은 거인 장윤수 교수, 그와 교분을 가지게 된 것을 나는 자랑으로 여긴다. 인격적으로나 학문적으로 그는 빈틈이 없다. 외모도 단단하고 내면도 강건하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싶은 걸출한 소장학자이다. 나이로는 나보다 한참 아래지만 나는 그를 소홀히 생각할 수 없다. 그의 카리스마는 굵은 동아줄을 연상시킨다. 작은 키와 깡마른 몸집만 보고 그를 평가한다면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그는 문무를 겸비한 선비이자 신앙인이다. 그가 검도 고단자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양철학을 전공하여 일가를 이룰 정도인 그가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장윤수 교수여! 고맙고 미쁘고 아름다운 사람이여!

―『흔적, 2006.11.30. 대한철학회, 205.

 

길을 가며 길을 묻다는 방대한 동아시아철학사 전체를 도()라는 주제로 수렴시킨다. 도로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동아시아철학의 개관서라고 할 수도 있다. 인류의 영원한 물음을 이 책에서는 문제 삼는다. <도란 무엇인가?> 유가, 도가, 불가에서 말하는 도가 서로 다르고 성현에 따라 말하는 도가 서로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도를 이렇게 말하고자 한다.

 

()는 소망이며 희망이다. 절망은 죽음으로 이어지지만 희망은 삶으로 나아간다. 도는 삶의 의미이다. 의미 있는 삶이야말로 참된 삶이며 참된 삶은 중단 없는 길() 위에 있다. 길의 의의는 길을 가는데 있다. 길이 있어 길을 가고 길이 끊어지면 길을 이어서 간다. 길의 끝에는 으레 목표가 있다. 길의 끝까지 갈 수 있다면 목표에 도달해서 좋은 것이고 가지 못한다면 가야할 곳이 아직 남아 있어 좋은 것이다. 길은 살아있음을 증거한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길 위에서 살아 있다. 길 위에 있는 자는 죽지 않는다. 길 위에 있는 자는 길 위에 있으므로 살아있는 것이다. 길이 끝나면 삶도 끝난다. 죽음은 길에서 내려섬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나의 길이 끝나고 목표가 달성되면 다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새 길을 나선다. 그런 의미에서 길은 정지성이 아닌 운동성이며 정적이 아니라 동적이다. 완료형이라기 보다는 영원한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길이 길로 이어지는 연유이다.

 

길을 물으며 길은 가는 우리의 길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길은 끝나지 않으므로서 살아있는 길이 된다. 길을 물으며 길을 찾는 일도 그러하다. 세상의 모든 일이 길 위에 있다. 살아있는 것은 모두 길 위에서 길을 간다. 가다가 때때로 인간만이 길을 묻는다. 자기 점검이며 방향의 재탐색이다. 우리는 칠곡의 도()를 찾고자 한다. 칠곡의 정신, 칠곡의 정체성, 칠곡의 천 년 후 얼굴을 찾고자 함이 바로 우리가 도를 공부하는 이유이다. 칠곡의 도()!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