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문인협회, 『영덕문학』 2015 제45집, 영주:프롤로그출판사, 2015.12.22,
[축사]
오십천의 아름다운 문인들
사)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 회장 김주완
『영덕문학』 제45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영덕문학』 의 전신인 『칠령문학』을 일찍부터 접해 온 사람이라 『영덕문학』에 남다른 관심과 친근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봄에도 화개리의 십리 복사꽃은 흐드러지게 피었겠지요. 오십천을 거슬러 오른 은어의 몸에서는 복숭아 향기가 난다지요. 오십천과 덕곡천이 만나는 삼각주에 외로이 떠 있는 그리운 외나무다리는 잘 있는지요, 이장희 선생님의 시비 ‘오십천 연가’가 떠오릅니다. 이제 또 마른 갈대는 겨우내 자기 몸을 부비며 지난 생의 흔적을 깎아 내겠지요.
아름다운 곳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삽니다.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정신이 녹아든 것이 문학작품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논문 「휠더린 시의 해명」에서 <시인의 시적 삶은 인간의 시민적 삶에 선행한다.>고 하였습니다. 일상적 사유를 넘어선 새로운 체험을 끊임없이 하는 사람이 시인이며, 새로운 것이 묵은 것을 끌고 나가는 위대한 역정이 바로 역사 발전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대와 사회를 앞서서 끌고 나가는 사람이 시인입니다. 세상이 아름답고 살만 한 것은 시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려 말의 유학자이자 충절로서 성리학을 화두로 사회 개혁의 선봉에 섰던 목은 이색 선생은 바로 이곳 영덕(영해) 출신의 시인이셨습니다. 선생을 기리는 여러 사업들이 전개되고 ‘목은 사색의 길’도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영덕(盈德)’이라는 지명은 ‘크게 가득 찬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유서 깊은 영덕에서 글을 쓰는 문인들은 한결같이 절의와 자존과 개결로 크게 가득 찬 명철이라 생각합니다. 장사해수욕장의 긴 백사장처럼 희고 맑은 정신을 가진 분들이 영덕의 문인들이라 하겠습니다.
대게촌으로 이름난 강구항으로 꺾어 드는 7번 국도변을 달리면 풍력 바람개비가 시야에 들어오고 청포 등대 쪽에서 떠오른 소원 풍등이 보입니다. 거기, 빛과 바람의 길에서는 가슴 저미는 시를 빚는 수선화 한 포기도 보았습니다. 고래불해수욕장에는 사시사철 고래가 뛰어놀겠지요. 『영덕문학』 의 무궁한 발전과 조종문 회장님을 비롯한 영덕 문인들의 왕성한 문운을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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