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 구도자의 삶 자체가 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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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속 후에도 하늘 엄마를 찾아 칠순에「어머니 하느님」처녀시집 출판
그러니까 등단 여부를 떠나 이미 시인이었고 시적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은자(隱者)의 삶을 살아온 시인은 칠곡군 지천면 연화리에서 도예가인 부인과 함께 전원생활을 해 오고 있다. 시인의 집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단번에 느낄 수가 있다. 정남향 2층 반양옥 건물의 너른 1층 공간 전체를 서재 겸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시인은 여기서 주로 시를 쓰지만 그뿐만 아니라 서예도 하고 서각(書刻)도 한다. 부인이 도자기를 굽는 공방은 별채로 독립하여 자리잡고 있다. 건물 앞의 정원도 넓지만 건물 뒤의 정원은 더욱 넓다. 잔디를 심어 특별히 관리하지 않고 크는 대로 키우고 있다. 뒷 정원이 끝나는 부분의 중앙에는 성모 마리아 상이 서 있다. 집마당에는 바로 인근 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도 열려 있다. 따로 울타리를 치지 않은 것이다. 마당의 동편 끝에는 산과 접해 있는 작은 계곡이 흐른다. 비라도 조금 내리면 개울물이 콸콸 쏟아져 내린다. 지난해 여름, 내가 처음으로 시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받은 인상이 이러하다. 시인은 이런 곳에는 정적(靜的)이며 구도적인 삶을 살고 있다. 시단에 등단을 하고 시집을 내는 이러한 형식적 절차 이전에 이미 박춘식 시인은 내밀하고 정관적인 시적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은자로서 기도하며 살아가는 시적 삶이 그의 삶이다. 시인이 스스로 자기를 규정하는 의식세계는 한 마디로 속죄 그 자체이다. 시인은 젊은 시절 천주교 신부로 서품을 받았고, 월남전 종군 신부의 어려운 길도 마다하지 않은 자이다. 박춘식 시인의 형제자매 중 3명이 신부이고 1명이 수녀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을 지낸 故 박도식 신부가 시인의 형이다. 그러나 4명 중에서 유독 박춘식 시인만이 환속(還俗)하고 만다. 시인은 '환속'이란 시에서 <신부 옷을 벗는 일은/ 또다른 모양의 원죄임을/ 그믐달 모서리처럼 느꼈던 날>로 고백하고 있다. 환속한 후에는 하느님이 어머니처럼 멀리서 다가와 주기를 시인은 기다려 왔다. 그리고 그 기다림을 안아 주는 성모 마리아님을 하늘마마라고 부르면서 살아가고 있다./김주완 시인·대구한의대 교수 -하늘의 어머니 -하늘 엄마 -하늘 맘마 하늘을 땅까지 끌어내린다 땅을 하늘까지 떠받쳐 올린다 온몸으로 천궁을 끌어안고 아름다운 별이 된 하늘마마 동서남북을 그리고 상하좌우를 품고 있는 하늘마마, 이 네 글자는 나의 기도 나의 하소연 나의 마지막 희망 -「어머니 하느님」 '하늘마마' 전문 | ||||||
칠곡신문기자 newsir@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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