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파지 / 김주완
어탁을 뜨듯 마음의 윤곽을 받아쓰기만 했다
보태거나 뺀 것은 없다
그러나 나는 찢어져, 끝내 버려졌다
부서진 내 몸 속, 파편으로 남은 그녀의 한때가
죽지 못하고 살아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내 잘못이 아니라 그녀 잘못이다
자기가 자기 맘에 들지 않았던 그녀의
먹점
그녀가 버린 어제인, 내가
바람벽의 철지난 광고지처럼 휴지통에서 탈색하고 있다
떨어져 썩어가는 꽃잎 같다
꽃이고 싶어 꽃으로 피는 꽃이 있겠는가
낙화이고 싶어 낙화한 꽃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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