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시] 나뭇가지 5 / 김주완 [2012.06.26.]

김주완 2012. 6. 26. 17:30


 

     [계간 문학춘추 지령 80호(2012-가을호) 기념 초대작품 게재 2편 중 1편/2012.09.20.발행/43쪽.]

     [제6시집]

 

[시]


     나뭇가지 5 / 김주완


나를 태워

너의 겨울, 한 구석을 덥힐 수 있다면

겨우 남은 몇 장의 마른 잎을 단 채

뼈마디 툭 툭 부러지는 아픔을 견디며

나는 걸어서 아궁이로 갈 것이다

구차한 삭정이로 묶여있지 않고

새털처럼 가벼운 자유가 되어, 뒤늦게

빨간 꽃 한 송이 피울 것이다

늦은 귀가를 기다리는 구들목의 밥 한 그릇

뜨거운 온기를 지킬 것이다

겨울 허기, 그 무량한 결핍을 꽉 채워주고

나는 한 줌 재가 되어 이승을 뜰 것이다

새털처럼 가볍게 떠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