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슴에 감치는 모습 / 김주완
가슴에 감쳐져 사라지지 않는
얼굴 하나 없는 사람
누가 있겠는가
사람이니까 사람을 만나고
살아있으니까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저렇게 만나다 보면
화인처럼 문득 가슴에 찍혀
잊혀지지 않는 사람 하나
어찌 없겠는가
검은머리방울새도 겨울이면 되돌아와
산의 숲에서 아름답게 운다
새가슴에 감쳐 얼어붙은 산야가
눈발처럼 풀려 나오는 소리, 서럽다
서러움이 감치는 곳이면 어디나
절절한 그리움이 있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회한이 있다
쩡쩡 얼어붙은 강의 얼음장 아래로 흐르는
아직은 살아있는 생生이 있다
살아가면서 가슴에 감치는
모습 하나 없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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