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탈피 5 / 김주완
도축장 원피처리실의 필리피노 하로버 씨는 하루에 열 마리도 넘게 소가죽을 벗긴다, 갈고리에 걸려 리프트 레일을 타고 온 수직 방혈된 소의 외피를 박피한다, 숙련된 솜씨로 날카로운 칼날을 밖으로 향하여 살과 껍질 사이로 비집어 넣는다, 넓적다리 안쪽에서 다리 부분에 이르기까지, 둔부 외피로부터 다리 부위의 외피를 걷어낸다, 한 손으로 외피를 잡고 다른 손의 작업도로 민첩하게 껍질을 벗기는 것이다, 마지막 공정으로 흉부와 복부의 가죽은 박피기를 사용한다, 절단한 원피를 운반컨베이어에 집어던지면 외부로 전달된다
부위별로 나누어 벗겨져 나오는 소가죽 원피, 죽어서 온몸을 다 내주고야 비로소 빠져나가는 우직한 탈피, 소 같은 하로버 씨, 정작 자신은 아직 원피처리 작업에서 탈피를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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