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개망초 5 / 김주완 [2011.06.21.]

김주완 2011. 6. 21. 17:27


[시]

 

    개망초 5 / 김주완


맑고 붉은 오미자차

투명한 찻물 위에 띄운 얼음조각

다홍빛 물이 드는 각얼음, 그 위에 얹힌

쪼끄만 개망초꽃 하나,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오뉴월 염천에 온몸 얼어들면서

새하얗게 펼쳐지는 꽃잎 조각, 가늘고 긴 손가락들

한가운데 노랗게 질린 통상화 꽃술들

돗바늘 파고드는 냉기, 소름 돋는 한기에도

파리한 미소 띠고 있는데

서럽게 동사하는 저 꽃 불어내며

나는, 이 찻물 잔인하게 마셔야 하는가

냉방 잘 된 청도 각북 다강산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