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시] 쉬 2 / 김주완 [2011.05.31.]

김주완 2011. 5. 31. 18:40


[시]

쉬 2 / 김주완


똥쉬파리는 야생동물의 털뿌리에 쉬를 슨다 쉬에서 깬 구더기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 자라다가 번데기가 되기 직전에 구멍을 뚫고 나온다 이 구멍에서 피가 나고 피부병이 생긴다 소나 말의 입안에 쉬를 슬어 애벌레가 위 속에서 자라기도 한다 사람의 요도나 귓속에 구더기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나방이나 나비류의 유충이 고물거리면 그 등에다 쉬를 슬어 유충을 죽게 하고 속으로 들어가 살을 파먹으며 자라기도 한다

 

 

검정볼파리는 자기 배속에 알을 슨다 배속에서 성숙한 알이 산란관을 빠져 나오면서 알껍데기가 벗겨지고 쉬로 변한다. 어미의 배 밖으로 나온 쉬는 동물의 시체나 사람의 똥을 먹으면서 2번의 탈피를 한다. 그리고는 딱딱한 번데기로 얼마를 지난 뒤 성충이 되어 날아간다

 

 

적당한 곳에 슬어 놓기만 하면 저절로 자라는 쉬의 쇠줄 같은 생존력, 1974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쉬파리는 핵폭발 시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보다 일백 배가 넘는 방사능을 거뜬히 견딘다고 한다

 

 

남의 살을 파먹고 제 살을 찌우는 쉬, 쉬이 죽지 않는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