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집 1 / 김주완 [2011.05.17.]

김주완 2011. 5. 17. 19:22

[시]


     집 1 / 김주완


양파 껍질을 벗기고 벗기면

마침내 나오는

깨알만한 빈 허공


집 속에 집이 있고

그 집 속에 또, 집이 있다

깨알만한 허공이 마지막 집이다


벗긴 양파 껍질을 한 겹씩 붙여나가면

조금씩 커지다가

마침내 완성되는 원형의 구슬모양


집 밖에 집이 있고

그 집 밖에 또, 집이 있다

끝없는 허공이 마지막 집이다


그러나

허공의 외피 저 밖,

한없이 많은 집들을 감싸안은

우주가 있다


그 우주가 들어와 사는 곳,

심중이다


모든 집은 마음으로 통한다

집은 마음에 있고

마음 있는 곳에 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