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집 3 / 김주완
― 은자의 집
울타리가 없어도 바깥 소리가 넘어오지 않는다
드나드는 사립짝이 없어도 도둑 하나 들지 않는다
사방팔방 어느 쪽도 이 집을 찾아오는 길이 없다
지도에도 없는 지상의 섬, 완벽한 두절이다
그래도
채전엔 푸성귀가 자라고
우물가엔 갖가지 꽃들이 핀다
간혹
엷은 장밋빛 갈색의 얼굴을 가진
비비새가 와서 저 혼자 놀다가 간다
비 오지 않아도 비비비 울고 간다
없는 듯이 있는 집주인
외롭거나 적막하면 은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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