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3시집 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떠오르는 저 편 4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5. 12:34


[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떠오르는 저 편 4 / 김주완



너는

하나의 비밀로 남아 다오.

열려지지 않은 어둠의 들녘

깜깜한 신비로 남아 다오.

아무도 이름 붙일 수 없는

말씀의 저 바깥에서 떠다니는

아름다운 

그러나 슬픈 한 방울의 눈물로

가슴 닫은 침묵이 되어 다오.

혼곤한 시간의 이유를

섣부른 칼질로 형태 짓지 말며

막연한 그러므로 먼 기다림,

불면不眠의 가능可能으로 있어 다오.

시작 이전의 밤만이 모든 것이거니

위험한 무엇을 바라지 말고

아무 것도 되지 않은

비밀 하나,

가장 순수한

비밀 이전의 비밀로 남아 다오.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