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3시집 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떠오르는 저 편 7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5. 12:30


[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떠오르는 저 편 7 / 김주완



와서 닿는 건 따뜻함이다.

벙글어 꽃 같은 웃음이다.

소리 없이 다가 와 가슴

꽝꽝 두드리는 눈물이다.

결빙의 때 낀 껍질을 뚫고

짱짱히 피어나는

저 은총의 습윤한 숨결,

가지지 않은 그대와 나

시대의 변두리에서 고개

숙이며 숙이며

파아란 이성의 칼날 분질러

수장水葬하는 저녁,

와서 닿는 건 눈물이다.

벙글어 꽃 같은 따뜻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