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51] 풀잎 5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51)> 풀잎 5 머릿결처럼 풀잎들이 가지런히 누워 있다 누군가 머물다 간 흔적이다 풀잎들의 몸을 짓이기면서 한바탕 법석을 떨고 간 광란의 뒤끝은 허탈하다 바람이 와서 쓰러진 풀잎들을 연신 깨우고 있다 부러진 늑골과 상한 풀잎의 마음이 제 자리로 돌아가느라 서걱..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7.04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50] 풀잎 4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50)> 풀잎 4 밟을 테면 밟으세요 내 몸 찢기고 부서져도 나는 죽지 않아요 새 몸 다시 만들어 나서거든요 나는 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땅 속 깊이 흙살 거머쥔 뿌리로 살거든요 나를 밟는 당신의 신발 밑창이 닳아서 세상 끝으로 마침내 미끄러지고 말 거예요 나는 밟히..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6.27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9] 풀잎 3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9)> 풀잎 3 가장 낮게 내려온 바람을 내 손 끝으로 붙들고 있어요 움켜쥐면 달아나고 말아요 쓰다듬어도 안 되지요, 여리고 부드러운 것은 가만히 손만 대고 있어야 해요 때 되어 부석부석 말라가는 손에 잠시 머물러 주는 바람에 감사해야 해요 내게는 바람이 어머니에..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6.20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8] 풀잎 2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8)> 풀잎 2 풀잎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가는 풀잎의 끝에서 끝으로 옮겨가며 내 어두운 귓전까지 다다른 곱고 가늘고 부드러운 음성, 질기지도 거칠지도 높지도 않게 나지막이 소곤대며 사실이냐고 했다 정말 사실이냐며 칭칭 나를 동여매던 여린 음성, 풀물 줄줄 ..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6.13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7] 풀잎 1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7)> 풀잎 1 아침마다 내가 싱싱해지는 것은 밤새 누가 다녀가기 때문이다 어둠 속으로 은밀히 와서 말없이 머물다 가는 조용한 사람 맑은 눈물 소복이 남기기 때문이다 그 눈물 자륵자륵 내 핏줄로 흐르고 남아 맺힌 낙루落淚 몇 방울 반짝이기 때문이다 ― 졸시, <풀잎..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6.06
[시] 풀잎 6 / 김주완 [2008.06.13.] [시] 풀잎 6 / 김주완 연검軟劍, 둥글게 휘어져 번쩍인다 강호를 떠도는 설산성모雪山聖母 가녀린 허리춤에 감았던 칼이다 산지사방散之四方 춤추면서도 자기 몸은 베지 않는다 장검長劍이나 대도大刀도 비껴 흘려 막아내는 탄력, 출렁이며 달라붙는 공격은 누구도 피하지 못한다 기습의 순간을 노리..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6.13
[시] 풀잎 5 / 김주완 [2008.06.13.] [시] 풀잎 5 / 김주완 머릿결처럼 풀잎들이 가지런히 누워 있다 누군가 머물다 간 흔적이다 풀잎들의 몸을 짓이기면서 한바탕 법석을 떨고 간 광란의 뒤끝은 허탈하다 바람이 와서 쓰러진 풀잎들을 연신 깨우고 있다 부러진 늑골과 상한 풀잎의 마음이 제 자리로 돌아가느라 서걱서걱 움직이기 시작한..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6.13
[시] 풀잎 4 / 김주완 [2008.06.13.] [시] 풀잎 4 / 김주완 밟을 테면 밟으세요 내 몸 찢기고 부서져도 나는 죽지 않아요 새 몸 다시 만들어 나서거든요 나는 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땅 속 깊이 흙살 거머쥔 뿌리로 살거든요 나를 밟는 당신의 신발 밑창이 닳아서 세상 끝으로 마침내 미끄러지고 말 거예요 나는 밟히면서 살고 당신은 밟으..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6.13
[시] 풀잎 3 / 김주완 [2008.06.13.] [시] 풀잎 3 / 김주완 가장 낮게 내려온 바람을 내 손 끝으로 붙들고 있어요 움켜쥐면 달아나고 말아요 쓰다듬어도 안 되지요, 여리고 부드러운 것은 가만히 손만 대고 있어야 해요 때 되어 부석부석 말라가는 손에 잠시 머물러 주는 바람에 감사해야 해요 내게는 바람이 어머니에요 젊고 풋풋한 아주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6.13
[시] 풀잎 2 / 김주완 [2008.06.13.] [시] 풀잎 2 / 김주완 풀잎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가는 풀잎의 끝에서 끝으로 옮겨가며 내 어두운 귓전까지 다다른 곱고 가늘고 부드러운 음성, 질기지도 거칠지도 높지도 않게 나지막이 소곤대며 사실이냐고 했다 정말 사실이냐며 칭칭 나를 동여매던 여린 음성, 풀물 줄줄 몸속으로 흘러들었다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