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풀잎 5 / 김주완 [2008.06.13.]

김주완 2008. 6. 13. 18:29


[시]


       풀잎 5 / 김주완


머릿결처럼 풀잎들이 가지런히 누워 있다

누군가 머물다 간 흔적이다

풀잎들의 몸을 짓이기면서 한바탕 법석을 떨고 간

광란의 뒤끝은 허탈하다


바람이 와서 쓰러진 풀잎들을 연신 깨우고 있다

부러진 늑골과 상한 풀잎의 마음이

제 자리로 돌아가느라 서걱서걱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장 낮고 약한 것들이 가진 저 눈물 나는 자기 회귀,

자못 진지하고 숙연하다

 

                                                <2008.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