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풀잎 5 / 김주완
머릿결처럼 풀잎들이 가지런히 누워 있다
누군가 머물다 간 흔적이다
풀잎들의 몸을 짓이기면서 한바탕 법석을 떨고 간
광란의 뒤끝은 허탈하다
바람이 와서 쓰러진 풀잎들을 연신 깨우고 있다
부러진 늑골과 상한 풀잎의 마음이
제 자리로 돌아가느라 서걱서걱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장 낮고 약한 것들이 가진 저 눈물 나는 자기 회귀,
자못 진지하고 숙연하다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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