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침묵하는 바람 5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5 / 김주완 눈을 감으면 세상천지가 조용하다, 귀를 세워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바람이 잠들고 소리가 사라진 뒤에야 꽃들은 미소를 짓는다, 피지도 지지도 않으며 머무는 맑고 소담한 웃음, 시간이 멈추어 선 동안 뭇 생명들이 나비잠을 자고 있다 어디엔가 웅크리고 있을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4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4 / 김주완 갈대밭이 조용하다 서걱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외롭지 않은가 보다 서럽지도 않은가 보다 새는 아예 둥지를 틀지 않았을까 물오리는 잠이 들었을까 적막한 정적이 머물러 있다 마른 대궁 사이에 누가 숨어 있는가 죽은 듯이 엎드려 있는 바람은 외로움에 겨워 혼절..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3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3 / 김주완 이즈음 아내가 일찍 퇴근한다, 시장도 빨리 다녀온다, 계모임도 쇼핑도 뜸하다, 짙은 화장을 하지도 않고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무척 짧아졌다, 문자메시지도 오지 않고 채팅도 하지 않는다, 내게도 많이 상냥해졌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 래 서 조마 조, 마, 하,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2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2 / 김주완 두터운 안개가 내려앉아 있다, 시계視界 제로, 솜이불 같은 벽들이 사방에서 뭉글뭉글 조여 온다, 답답하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바다, 섬뜩하다, 앞으로도 뒤로도 나갈 수 없다,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닻을 내렸다, 돛도 걷었다, 키를 움켜쥔다, 손이 조금 떨린다, 낮은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1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1 / 김주완 눈석임물 고드름으로 얼다 녹다 하던 겨울 한낮 바람 잠든 날 어미는 이불 홑청 뜯어 날빨래를 하고 아이들은 쥐오줌 얼룩진 이부자리를 마당에 내다 건다, 밤새 주사 부리던 아비가 우거지상을 하고 댓돌 위로 나선다, 담장 너머 하얀 들녘을 화난 듯이 내다보는 얼굴색..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