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집 3 _ 은자의 집 / 김주완 [2011.05.17.] [시] 집 3 / 김주완 ― 은자의 집 울타리가 없어도 바깥 소리가 넘어오지 않는다 드나드는 사립짝이 없어도 도둑 하나 들지 않는다 사방팔방 어느 쪽도 이 집을 찾아오는 길이 없다 지도에도 없는 지상의 섬, 완벽한 두절이다 그래도 채전엔 푸성귀가 자라고 우물가엔 갖가지 꽃들이 핀다 간혹 엷은 장..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5.17
[시] 집 2 / 김주완 [2011.05.17.] [시] 집 2 / 김주완 쫓겨난 일개미는 옛집을 찾지 않는다 집이 아닌 집이 되어버린 옛집 다른 일개미가 이미 차고 앉아 찾아가도 들여 주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꼬물꼬물 들판을 누비며 이 굴 저 굴 기웃거리다가 받아주는 집으로 들어간다 한 몸 들도록 받아준 새집이 고마워 일을 한다 천생이 일..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5.17
[시] 집 1 / 김주완 [2011.05.17.] [시] 집 1 / 김주완 양파 껍질을 벗기고 벗기면 마침내 나오는 깨알만한 빈 허공 집 속에 집이 있고 그 집 속에 또, 집이 있다 깨알만한 허공이 마지막 집이다 벗긴 양파 껍질을 한 겹씩 붙여나가면 조금씩 커지다가 마침내 완성되는 원형의 구슬모양 집 밖에 집이 있고 그 집 밖에 또, 집이 있다 끝없는 ..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