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개망초 11 / 김주완 [2011.06.21.] [시] <2011.10.10. 제61회 낙강시제 시선집『2011 낙동강』발표> [제6시집] 개망초 11 / 김주완 강둑의 개망초가 일제히 쓰러졌다 가늘고 긴 꽃대궁 밑동이 잘려져 나갔다 공공근로 인부들이 몰려와 예초기로 휩쓸어 버린 것이다 씨 맺기 전에 잘라 버린 절손, 아득히 드러누운 개망초 시체..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2011.06.21
[시] 개망초 10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10 / 김주완 나는 개망초, 아버지 어머니도 개망초, 할아버지 할머니도 개망초, 대대로 우리는 개망초였습니다 큰집도 개망초, 작은 집도 개망초, 우리는 개망초 일가였습니다 사돈의 사돈, 그 팔촌까지 모두가 개망초입니다. 한곳에서도 살았고 떠돌아다니면서도 살았습니다 마른 땅에서..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6.21
[시] 개망초 9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9 / 김주완 하대하여 부르는 설운 이름이지만 정작 그들은 서러움을 모른다 하루만큼 자라고, 핀 꽃 질 때까지 이어가면 그만이다 남들이 천하다면 어떤가 끈질긴 야생으로 끼리끼리 모여 오순도순 살아가는 개망초, 시장통 모퉁이 반월이용소 거울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개..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6.21
[시] 개망초 8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8 / 김주완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이다 화해는 부드럽게 풀어내는 일이다 촘촘히 흩어놓고 마주보며 웃게 하는 일이다 이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마음만은 하나 되게 하는 일이다 빈터 아무데나 서서 풀린 마음 흩뿌리는 넓은잎잔꽃풀, 버들개망초꽃밭 어디에도 맺힌 것이 없다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6.21
[시] 개망초 7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7 / 김주완 개망초 숲에 멧비둘기가 숨어 있다 푸득푸득 날갯짓이 부산하다 짝짓기 철이다 개망초 대 사이를 헤집고 다니지만 부딪치지 않는다 개망초 가는 허리 하나 건드리지 않는다 아예 가시가 없는 개망초, 멧비둘기를 다치게 할 생각은 첨부터 없었다 줄기와 가지 끝으로 쪼끄만 꽃..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6.21
[시] 개망초 6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6 / 김주완 누가 개망초 숲을 떠나고 있다 어미보다 더 늙은 자식 허연 수염 휘날리며 누렇게 변색된 광목 치맛자락을 벗어나 창공으로 훨훨 날아오르는 씨앗들 바람을 타고 먼 곳으로 날아간다 막바지 여름 한 자락도 이끌려 간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6.21
[시] 개망초 5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5 / 김주완 맑고 붉은 오미자차 투명한 찻물 위에 띄운 얼음조각 다홍빛 물이 드는 각얼음, 그 위에 얹힌 쪼끄만 개망초꽃 하나,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오뉴월 염천에 온몸 얼어들면서 새하얗게 펼쳐지는 꽃잎 조각, 가늘고 긴 손가락들 한가운데 노랗게 질린 통상화 꽃술들 돗바늘 ..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6.21
[시] 개망초 4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4 / 김주완 반촌에 망초꽃 피고 민촌에 개망초꽃 핀다 때깔 좋고 키 큰 망초꽃 저기서 필 때 파리하고 키 낮은 개망초꽃 여기서 핀다 성 밖, 산이나 들로 백성들은 언제나 밀려나곤 했다 살림살이가 곤해도 여기저기, 옹기종기 모여서 부황 든 얼굴에 창백한 미소 짓고 있었다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6.21
[시] 개망초 3 / 김주완 [2011.06.21.] 월간 <한국시> 2011.8월호(통권 268호) 발표 [시] 개망초 3 / 김주완 조그만 얼굴 하얗게 치켜들고 개망초가 선 자리에서 춤을 춥니다 바람의 품에 안겨 물결처럼 밀려갔다 되돌아옵니다 부드러운 품새가 은은합니다 연한 향, 사방으로 날아갑니다 하루 종일 쉬엄쉬엄 춤을 추는데 가는 허리가 그리 여..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6.21
[시] 개망초 2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2 / 김주완 달오 구다리에서 갱빈으로 오르는 강둑에는 개망초 숲길이 있다 찔레넝쿨이 좁은 길을 침범하는 아침에도 욕심 없이, 조용히 제 자리만 지키고 있다 하얀 물감, 점점이 뿌려놓은 풀밭 사이로 좁고 구불구불한 길 내어놓고 이 땅의 개망초들 미륵불 같은 사람 하나 불현듯 오기를..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