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201

노을(시:김명수/낭송:이경희)

노을 김명수 언제부터인가 너를 무척 사랑했다 언제나 나를 보고 화사한 얼굴로 다가 오고 있었지 버리는 만큼 아름다운 줄 어떻게 알았을까 서녘 하늘에 가득 찬 노을이 너와 나의 시간을 알리는 걸까 머물 시간도 없어 내 지난 시간들을 색칠하는 하루의 끝 나뭇가지 위에 흔들리는 함성 나의 과거는 무엇인가 무릎까지 차오는 시간의 흔적 아, 거기 사랑이 보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약력) 충남 당진 출생,《현대시학》1980년 천료. 시집『질경이꽃』『어느 농부의 일기』등 다수. 충남시인협회장, 대전오류초등학교장 역임. 웅진문학상 등 다수 수상.

으름, 속살을 보이다(시:구재기/낭송:김동영)

으름, 속살을 보이다 구재기 똑바로 몸을 돌려 맨 처음 태어난 자리 그대로 바로 바라볼 수 있으랴 이름과 모양에 마음하는 일 한지韓紙에 물이 스며들듯 아무려면 말할 것 하나 없고 가진 것도 없으면, 온갖 작은 바람결에도 쫓기지 않는다 무얼 그리도 잇달아 간직하려고 애를 쓸 것인가 저 음흉한 담자색 꽃숭어리 찐득한 기름에 절여들 듯 본디 지니고 있는 생김이 저러하련가 꽃의 향기는 지나는 바람을 잡으려 하지만 빛 좋은 꽃숭어리, 그림자를 멀리 두려하지 않는다 그렇다, 향기 없다 하여도 꽃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깊고 그윽하더니 이리 사랑스럽고, 저리 곱살스러운 곱다란 꽃숭어리 이미 구속 되지 아니하고 한 번 더 눈을 돌리고 보면 푸른 가을하늘 밑의 시공에는 촉촉하니 혀끝으로 젖어드는 잘 익은 으름 하나 청초하고..

나무가 나무에게 건너갈 때(시:소재호/낭송:이경희)

나무가 나무에게 건너갈 때 소재호 나무가 나무에게 건너갈 떄 하늘의 허락 없이는 허공을 가로지르지 못해 나이테 안에 꼭꼭 숨겨 속삭임 한 아름씩 거느리고 나무가 나무에게 그리움 뻗으면 숲은 사연 깊이깊이 밤이 차 오르는 것이라네 나무가 나무에게 건너갈 떄 하늘이 눈감아준 내력으로 잠시잠시 표나게 나부끼기도 하고 세월을 수직으로 세우며 자꾸 옆구리로는 갈비뼈 내어 으스러져라 하고 서로 보듬어 나我 무無 연리지가 되기도 하지만 하늘이 조짐해둔 운명처럼 틀림없는 노을빛이 오고 무에서 존재로 일어나 나중에는 사랑의 시늉을 붉으레 허공에 쏟아 놓는 것이라네 몸 한 번 가누는 데도 몇 백년이 걸리는 조바심 뭇 계절마다 처음 빛깔로 빚고 바람도 끌어다 소리도 일구며 제 스스로 시詩답게 옹그리며 읊어 맨 마지막엔 사랑..

[초청특강 원고] 낙동강 문학의 미래-(2020.09.12. 제70회 낙강시제)/김주완

youtu.be/qHIQoWb945I [초청특강 원고] 낙동강 문학의 미래-(2020.09.12. 제70회 낙강시제) 일시 : 2020.09.12.(토) 15:30 장소 : 낙동강문학관(경북 상주시 중동면 갱다불길 100 수록 : 제70회 낙강시제 시선집 270쪽~288쪽 * COVID-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비대면 생방송으로 진행된 행사였습니다. * 낙동강 문학의 미래 김주완 〈목 차〉 Ⅰ. 논의의 전제와 한계 Ⅱ. 낙동강 문학이란? Ⅲ. 한국의 문학관과 낙동강문학관 Ⅳ. 상주문학 ― 박찬선 ― 낙동강 문학 Ⅴ. 낙동강 문학의 미래 ① 모이는 문학 ② 흐르는 문학 ③ 바다로 가는 문학 ④ 상선(上善)을 추구하는 문학 ⑤ 인공지능과의 관계 Ⅵ. 맺으며 강은 과거에 이어져 있으면서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

제7회 석정 시문학상 이운룡 시인/촛불시문학상 김영 시인 선정[전북중앙신문]

7회 석정 시문학상-촛불시문학상 수상자 선정 조석창 승인 2020.09.22 14:27 댓글 0 각각 이운룡-김영 시인 선정 밀도있는작품-깊은사고 호평 이운룡 시인 제7회 석정시문학상에 이운룡 시인이 선정됐다. 또 제7회 석정촛불시문학상에는 김영 시인이 수상했다. 신석정기념사업회는 한국 근현대 문학사 중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신석정 시인의 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석정시문학상을 제정하고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올해는 이향아 위원장을 비롯해 김종, 김주완, 복효근, 조미애 시인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지난 19일 전북예총 회장실에서 심사를 진행했다. 이향아 심사위원장은 “수상자 이운룡 시인은 문학을 천명으로 받아들여 반세기가 넘는 시의 길을 한결같은 열정으로 매진해왔다”며 “구도적 정신, 지속적인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