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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시] 문학세계 2010-1월호(새해) / 김주완 [2009.12.31.]

김주완 2009. 12. 31. 09:16

 

문학세계 문학세계 2010년 01월호
[ 권두시 ㅣ 새해 / 김주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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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 김주완

 

 

열리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나가 열어야지


묵은 달력을 걷고

새 달력을 거는 날은

흰 눈이 펑펑 쏟아져야 제격이거늘


어제의 묵은 것들 모두 덮어버리고

속엣 것 있는 대로 다 털어낸 뒤

마음 하나 정갈하게 다스려

보송보송 피어나는 눈꽃같이

새해 새아침을 맞아야지


동해바다 불쑥 솟는 햇덩이처럼

눈부셔 차마 바로 보지 못했던

옛적 사랑 한 자락

식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기를


첫새벽에 사립문 활짝 열어 두고

붉게 쓸어 놓은 황토길을 따라

눈이 짓무르도록 기다리던 소식

문득 첫 손으로 들어서기를


간절히 바랄수록 우리는

새날들이

새로이 흘러가게 열어둬야 하느니

멈추면 녹이 슬어 서 버릴 것이라,

새날엔 빈 몸으로 새로 가야 하느니


고운 다듬이질 갓 끝내고

우리 앞에 던져져

순백으로 펼쳐진 화선지 한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