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세계 문학세계 2010년 01월호 |
[ 권두시 ㅣ 새해 / 김주완 ] |
새해 / 김주완
열리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나가 열어야지 묵은 달력을 걷고 새 달력을 거는 날은 흰 눈이 펑펑 쏟아져야 제격이거늘 어제의 묵은 것들 모두 덮어버리고 속엣 것 있는 대로 다 털어낸 뒤 마음 하나 정갈하게 다스려 보송보송 피어나는 눈꽃같이 새해 새아침을 맞아야지 동해바다 불쑥 솟는 햇덩이처럼 눈부셔 차마 바로 보지 못했던 옛적 사랑 한 자락 식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기를 첫새벽에 사립문 활짝 열어 두고 붉게 쓸어 놓은 황토길을 따라 눈이 짓무르도록 기다리던 소식 문득 첫 손으로 들어서기를 간절히 바랄수록 우리는 새날들이 새로이 흘러가게 열어둬야 하느니 멈추면 녹이 슬어 서 버릴 것이라, 새날엔 빈 몸으로 새로 가야 하느니 고운 다듬이질 갓 끝내고 우리 앞에 던져져 순백으로 펼쳐진 화선지 한 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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