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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의 시는 대개 짧지 않다. 대상에 내재되어 있는 시간의 층을 더듬고 있기 때문이다. 유년을 회상하는 어른, 떠나온 곳으로 고개를 돌리는 철새, 꽃이 된 씨앗 등 눈에 보이는 현재 정황을 그것을 가능하게 한 오랜 경험 내용과 더불어 포착하고 서술한다. 그 지점으로부터 서둘지 않고 그렇다고 머뭇거리지도 않는, 여유 있으되 또한 단단한 이야기의 형상이 구축된다.
―박덕규(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
시를 음미하다 보면 삶의 맛이란 게 있다. 김인숙의 시는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저작물 같은 시다. 시인은 자유, 그 쓸쓸한 풍경 속에서 구속의 밑동으로부터 줄기가 뻗는 자유를 감지한다. 시인의 예사롭지 않은 눈길은 그늘이 있는 희디흰 꽃에게로 향하기도 한다. 빈 꽃병을 통해선 심오한 역설의 언어에 반짝이는 빛을 남기기도 한다. 또 그의 마음은 오지랖처럼 넓어 대신 아파줄 수 없어 더 아프다는 공감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하여 자유와 역설, 관조와 공감이 어우러져 시인은 「국화차」나 「숯불 푸른 불꽃」과 같이 서정시가 도달해야 할 진경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송희복(문학평론가, 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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