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9. 발행『구미문학』제23집 15쪽. 초대시 발표>
[시]
불씨 / 김주완
무책임한 바람이 흘리고 간 불씨 하나, 티티새가 쪼아 먹었다, 속에서 촉이 트면서 몸이 따뜻해졌다, 얼어붙은 겨울 밤, 강가의 마른 나뭇가지에 하르르 온기가 전해진다, 티티새의 볼에도 화색이 돈다, 속에서 불이 일어 회오리쳤기 때문이다, 휘파람 소리를 내며 강바람이 연신 불어와 티티새의 입을 막았다, 속의 불은 끝내 겨울 밖으로 나오지 못하였다, 바람의 불씨가 머문 티티새의 혀가 파닥거리며 수없이 갈라졌다, 그날 이후 백설조百舌鳥는 불씨를 소리로 퍼내기 시작했다, 불티처럼 사랑을 쏟아내는 수다쟁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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