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퀴 4 / 김주완
바퀴는 돌면서
감기도 하고 풀기도 한다
가오리연 하늘 끝에 올리고
얼레를 풀었다 감았다 하며
어린 나는 해가 지도록
연을 날렸다
고치에서 실낱을 뽑아내어
물레에 걸고, 손에 못이 박히도록
풀었다 감았다 하며
날이 새도록 할머니는
명주실을 자았다
졸음 위에 올라앉은
명 잣는 소리가 물레살 사이로 빠져나가고
마루칸 구석의 얼레바퀴가 쩍쩍 얼어붙는 새벽쯤
감거나 풀어도 매 하나이던 가난, 녹지도 않으면서
참 질기고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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