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옥탑방 4 / 김주완 [2008.02.13.] [시] 옥탑방 4 / 김주완 페인트칠 벗겨져 녹슨 난간을 잡고 철계단을 오른다 가시면류관은 보이지 않는다 책형의 무거운 십자가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어두운 밤이 왔기에 다만, 육중한 하루를 힘들게 끌어 올리는 것이다 미끄러지기를, 굴러 떨어지기를 떨어져 해방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지금..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3
[시] 옥탑방 3 / 김주완 [2008.02.13.] [시] 옥탑방 3 / 김주완 국어사전에 오르지도 못한 이름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에도 등재되지 않은 공간 옥탑방은 신상기록도 없이 버려진 사생아 같다 기름진 땅의 배척으로 갈 곳이 없어 허공 까마득히 내몰리는 버러지들, 발악스레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오기傲氣 하나 바람 불면 곧 떨어질 것 같은..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3
[시] 옥탑방 2 / 김주완 [2008.02.13.] [시] 옥탑방 2 / 김주완 너희 보다는 더 높은 바닥에 등을 붙힌다 살가죽 따끼따끼한 수입 대리석 욕조의 따뜻한 물은 없어도 별들에 더 가까이 다가와 있어 꿈을 꾸어도 푸른 꿈을 꾼다 호사에 호사가 지겨운 시궁창에 발 담글 일이 없다 강이나 바다, 혹은 새알만한 공이나 치자고 만든 너른 잔디밭에..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3
[시] 옥탑방 1 / 김주완 [2008.02.13.] [시] 옥탑방 1 / 김주완 흰색 따개비는 귀신고래*의 회색빛 등에 붙어산다 해안 바위틈에 바위처럼 머리를 내밀고 있다가 귀신처럼 사라지는 귀신고래, 둔탁한 등에 하얀 돌기로 악착같이 붙어산다 귀신고래 큰 입으로 한가득히 빨아들이다 주르륵 흘러내리는 뻘물 속의 몇 마리 새우를 받아먹기 위해..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