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꽃 4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 22:06


[제1시집『구름꽃』(1986)]



   꽃 4 / 김주완


마음 요요한 날엔 꽃을 꽂았다.


생각은 넘쳐 나는데

말이 되지 않을 때

말은 터져 나오는데

목이 트이지 않을 때

정신없이 소리를 만들었다.


빛으로

색깔로

표정으로

그리고 몸짓으로

무언無言의 외침을 자꾸 세웠다.


알아주지 않아도

들어 주지 않아도

끝내

알아듣지 못해도

좋았다.


해서 안 될 말을

진한 꽃물로 삭히며

환한 믿음 한 묶음 안고

만연하는 시간만 마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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