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도 10 / 김주완
2007년 11월 3일 토요일
선산 묘역에 철조망을 치고 왔다
조부모님 산소
부모님 산소
형님 산소 주변
멧돼지가 간혹 파헤치는 곳에
낮은 울타리를 사방으로 쳤다
조상들은
울타리를 훨훨 넘어 다니실 것이고
멧돼지는 울타리 밖으로만
칙칙칙 코 쳐 박고 맴돌 것이다
놈에게는 이제
넘을 수 없는 성벽이 생긴 것이다
살아가면서 울타리를 치고
울타리 이쪽에서 저쪽으로
쉼 없이 넘나드는 마음, 혹은
건너지 못하는 강 너머를
하염없이 맴돌며 바라보는 일
기도는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200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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