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심사를 하면서 선정된 도서를 다시 읽는다. 책을 다시 잡는 것이 아니라 응모된 원고들을 통하여 재해석된 책을 다시 읽는 것이다. 그것이 때로 원래 작품보다 더 큰 감동을 줄 때가 있다. 이런 독후감을 만날 때의 기쁨 은 말로 다할 수 없으리라.
독후감은 단순히 책을 읽은 뒤의 자기 느낌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는 것 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그 책을 꼭 읽고 싶다는 느낌과 함께 독 후감 그 자체로도 짜릿한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올해 영남일보 독후감상문 모집에는 2천7백여명이 참여하여 여전히 성황 을 이루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수준으로 볼 때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 다. 우선 초등부와 일반부의 응모자수가 중등부에 비해 너무 적었고, 그런 만큼 수준의 문제도 뒤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어떠한 글이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독후감도 자신이 꼭 쓰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있을 때 써야 제대로 된 글, 누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고등학생들은 많은 양의 투고를 했지만 그중 상당수는 글을 잘 써보겠다는 의지보다 숙제나 논술 연습 때문에 억지로 쓴 것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심사위원들은 독후감을 쓰게 된 동기와 글쓰 기의 태도가 얼마나 바람직했느냐에 심사의 일차적인 초점을 맞추었다. 중.고등부를 심사하면서, 고등학생들의 일반적.상식적.교양적인 논리보 다 중학생들이 쓴 순수한 감성을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 특히 자신의 경험 과 작품의 내용을 적절하게 결합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는 태도를 잘 드러낸 작품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강혜인, 이효성, 김 봄, 최윤정, 하주연, 양선희의 작품들이 마지막까지 남아 경합을 벌였다. 강혜인의 글은 현실을 깊이있게 살피려는 노력이 돋 보인다. 작품의 상황을 우리의 현실에 빗대어 이해하려는 비판정신이 돋보 였으며 독후감을 쓰는 구성력도 뛰어나고 문장도 단정하다. 대학.일반부의 경우, 표제나 주제의 해설에 치우친 작품이 많았고, 줄거 리의 요약으로만 일관한 작품도 더러 있었다. 내용과의 적절한 거리 유지가 요구된다. 독서에도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 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내용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면 공허해지고 밀착하면 맹목에 머문다. 독서에서 얻을 것은 세계의 확대이며 사유 공간 의 확장이다. 그러니까 텍스트와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계 와 가치에대한 주체적 사유의 눈뜸을 서술하는 것이 독후감이라는 것이다. 곽필경의 '이 시대의 '큰 어머니'를 기대하며'- 이문열의 '선택'을 읽 고-는 텍스트의 줄거리 이면에 흐르는 작가의 창작 정신을 이끌어내는 사 유의 깊이가 믿음직스러우며, 문장의 흐름이 깔끔하고 논리 전개가 차분하 고도 치밀한 점이 최우수작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하겠다. 초등부의 작품은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성숙하고 깔끔한게 오히려 흠이 됐다. 어린이의 글은 동심이 잘 드러날 때 빛이 난다. 최우수상에 뽑힌 한 신혜양은 책의 내용을 잘 소화해 자기생각을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심사위원 * 김주완(시인) * 김양헌(문학평론가) * 조기현(") * 손희경(소설가) * 장정일(") * 이승은(시조시인) |
2004-02-09 입력 |
'문단소식 · 자료실 > 문단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와반시, 대중문예지 '오래된약속 창간 [대구일보 : 2002.12.22.] (0) | 2002.12.22 |
---|---|
'자연시'동인 작품집 펴내[매일신문; 1997.12.18.] (0) | 2001.01.03 |
< 출판소식 > '자연시' 열번째 동인지 나와[영남일보/1997.12.15.] (0) | 2001.01.02 |
동인작품집 잇따라.영남시조문학회.아동문예연구회등[영남일보/1996.12.10] (0) | 2001.01.01 |
문학-경주문학14집·선주문학14집 속간[매일신문 : 1994.12.24.] (0) | 2001.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