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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령’ 신미경 시인 월간 한국시 신인상 당선[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2014. 9. 22. 10:13

 

 

2014-09-21 오후 10:53:19 입력 뉴스 > 문화&영화소개

‘언령’ 신미경 시인 월간 한국시 신인상 당선

 

 

▲ 신미경 시인

 

구상문학관 시동인 ‘언령’이 9월에 회원들이 연달아 등단하는 기쁨을 맛봤다.

 

‘언령’ 회원인 신미경 시인이 9월 1일 월간 『한국시』(통권 305호) 신인상에 당선되어 중앙문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 시인은 구상문학관시동인 ‘언령’ 회원으로서 꾸준하게 시창작 스터디에 전념해 왔다. 당선작품은 시 「밥솥의 독백」외 2편이다. 심사위원은 채규판ㆍ권숙월ㆍ김석철ㆍ문재구ㆍ허만욱ㆍ김해성 씨는 “주변의 작은 것들에게 소중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그 속의 진정한 관계와 사랑 방식을 찾는 자아 성찰적 자세를 보여준다. 섬세한 감수성과 따뜻한 시적 상상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도교수 김주완 시인은 “신미경 시인은 일상적 소재를 토속적 정서와 해학적‧반어적 사유로 형상화해 시의 맛을 구수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으로서 큰 여류시인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신 시인은 당선소감에서 “글은 나에게서 너에게로 가는 소통의 공간이다. 지금 조심스레 한 걸음 떼는 이 순간의 마음가짐을 놓치지 않고 글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당선시]

 

 

밥솥의 독백

 

                         신미경

 

강제로 열지 마세요

손대지 마세요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마세요

진밥도 된밥도 고두밥도

물 조절에 실패한 당신 탓이에요

한두 번도 아닌데 주먹구구 계산으로

일을 망친 건 이번에도 당신이에요

내가 손쓸 수 없는 일을 따져 들면

당신 혈압약만 동이 날 거에요

생각해 보세요

갖다 꽂으면 꽂는 대로 혼자 달아올라

칙칙 거리다, 거품 빼내는 것 밖에 못 하는데

아무거나 던져놓고 사정한다고 해서

몸이 망가지도록 일할 만큼 난 프로가 아니에요

더 큰 서비스를 원했다면 더 많은 돈을 냈어야죠

노려본들 뾰족한 수는 없잖아요

도도하다니요, 당당한 거죠

까칠하다니요, 천만에요 당신 마누라에 비하면 상냥한 거죠

참, 당신 마누라는 어디 있죠

그녀가 나를 다루는 솜씨는 보통이 아닌데

내가 이런 푸대접을 받고 있는 걸 알기나 할까요

혹시나 내 안부를 묻거든

당신 같은 물건은 나 역시 처음이라

몹시 당황스러워 한다고 꼭 좀 전해주세요

잠깐만요,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거죠

오, 제발 이러지 말아요

나는 고구마나 삶아 내는 찜솥이 아니에요

 

 

 

 

 

 

칠곡인터넷뉴스(cginews@hanmail.net)